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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시진핑 (ft. 미중 관계 갈등에 초난감?)

시진핑 (ft. 미중 관계 갈등에 초난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2013년부터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펴왔었다. 부패한 고우직 공무원을 뜻하는 라오후(호랑이)와 하위직 공무원을 뜻하는 창잉(파리)을 잡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어 온 것이다. 이듬해 7월에는 새로운 타깃을 들고 나왔는데, 해외로 도피한 부패 정치인과 경제사범이 그들이다. 이들의 본국 송환 프로젝트를 일명 여우사냥 작전이라고 명명했다. 작전명을 이와 같이 한 것은 약아빠진 여우처럼 부패 관료를 비유한 것이다.

 

4인 1개조로 이루어진 시진핑의 여우사냥 태스크포스팀은 경제와 법률, 외국어 실력까지 겸비한 서른 살 안팎의 최정예 멤버들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120여 개국을 돌면서 에볼라가 창궐하던 나이지리아까지 찾아가 여우를 검거하기도 했다. 태스크포스팀은 첫 6개월에 680명을 찾아내 송환한 데 이어 이듬해에도 857명을 잡는 등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 여우사냥 무용담을 그린 영화까지 내년 1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여우들 중 가장 주목받는 이는 18년 동안 해외에 도피중인 리펑 전 총리의 측근인 가오옌 전 윈난성 당서기이다. 그는 성형수술까지 하고 3개의 가명과 신분증, 4개 여권과 1개 홍콩 통행증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윈난성 당서기와 지린성 성장, 국가 전력공사 총경리 등으로 재직하면서 그는 호주로 자금을 빼돌리고, 부정 축재로 자산을 쌓아왔다.

 

이와 같이 시진핑의 여우사냥 테스크포스팀은 성과적인 면에서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 온갖 무리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여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들은 비밀리에 중국을 떠나 미국 등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의 본국 송환을 추진할 당시 감시와 협박을 통해 본국으로 송환한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분석이 있다. 미 당국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런 식으로 수백 명의 중국인 반체제 인사 송환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를 중국에 돌려보내려고 협박과 괴롭힘을 일삼은 협으로 중국인 8명이 지난 10월 기소되었으며, 이들은 국제 스토킹 등의 협의로 최대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는 중국이 미국에서 불법 작전을 수행하고 미국인들까지 그들의 뜻대로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얘기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의 여우사냥이 차질을 빚고 있고, 미중 관계의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이 송환을 강력하게 원하는 반체제인사 35명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영국 등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스에 체류 중인데, 미중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서 본국 송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장유 홍콩시립대 법학과 교수는 여우사냥 업무는 적법성 못지않게 국제 법 집행기관 간 상호 선의에 의존해야 한다며 2018년 이전 중미 관계가 정상적이었을 대는 관련 협력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전례 없는 긴장 상태인 지금은 그러한 선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시진핑 정부는 여우사냥의 대상자가 반체제 인사가 아니라 해외로 도피한 부패 사범이라고 주장하고 잇다. 공상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후시진 총편집인은 여우사냥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한 개인들이 주 타깃이라며 미국은 정말 파렴치하다고 까지 이야기했다.